신앙강좌(1) : 영적 세계 이해하기
강사 – 임성모 목사(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옥스퍼드대 Ph. D)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본체’(빌2:6)이자 ‘하나님의 말씀’(요1:14)으로서 ‘진리’(요 14:6) 그 자체입니다. 진리를 가리키는 희랍어는 ἀλήθεια(aletheia)인데, 감추어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unclose, disclose)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지상에 자신을 드러내신 사건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 진리를 깨닫게 하는 것이 성령님의 역할입니다(요 14:17; 16:13). 따라서 성령님이 아니고는 누구도 예수를 주로 시인할 수 없습니다(고전 12:3).
초대교회 예배의 핵심은 성만찬이었는데 (그 뒤 설교와 성만찬으로 발전),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떡을 떼어 주시고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면서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 (ἀνάμνησιν, remembrance)하라” (눅 22:19)하신 것이 그 출발점이었습니다. 진리를 가리키는 희랍어 ἀλήθεια(aletheia)는 letheia (망각)하지 않는 것을 또한 의미하는데, 성령님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이 진리이심을 깨닫게 할 뿐 아니라 예수님을 망각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억나게 하여 살아계신 주님으로 현존하도록 도우십니다(요 14:26).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혼란스러워했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예수님을 따랐고 정치적 메시아로 간주하기도 했습니다. 세베대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아들들의 장래 지위와 관련하여 드렸던 간청을 보면 그런 기대가 잘 드러납니다(마 20:20-21). 그런 혼란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을 때 절정에 이르렀으나,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성령께서 예수님의 모든 말씀과 행적에 대해 깨닫게 하실 때에야 그들의 눈과 귀가 활짝 열리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단지 의로운 예언자의 죽음이나 실패한 정치적 투사의 죽음이 아니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요 1:29)이 온 인류를 위해 자기 자신을 제물로 드린 사건임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구세주요 주님이 아닌 그저 인류의 도덕적 스승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이들은 아직도 신앙적으로 미숙하거나 병든 이성의 희생자일 뿐입니다(고전 2:14).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님의 강림 이전에 제자들이 겪었던 혼란을 반복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예수님은 유일하신 구세주시오 주님이십니다(요 14:6).